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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도리아 러셀 <스패로> 줄거리 주제 총평

by notion2536 2025. 2. 21.

책 스패로 표지

줄거리

2019년, 푸에르토리코의 천문대에서 외계에서 오는 노랫소리가 포착됩니다. 누가 외계로 탐험을 나가는 것이 좋은가 끊임없는 고민 끝에, 주인공이자 언어학자이자 예수회 신부인 에밀리오 산도즈 신부를 비롯하여, 의사, 과학자 등으로 팀을 꾸립니다. 이야기는 두 개의 타임라인이 교차됩니다. 하나는 외계 행성 라카트로의 선교를 따라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유일한 생존자인 에밀리오 산도즈 신부가 돌아온 후의 이야기입니다. 먼저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은 라카트로 탐험을 떠나고, 그곳에서 고차원 종족인 자오족에 지배받고 있는 원시종인 루나족을 만납니다. 탐험팀은 두 종족을 모두 이해하기를 열망하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는 데서 오는 오해와 문화적 충돌로 임무는 빠르게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집니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상황은 점점 더 끔찍해집니다. 에밀리오의 팀은 배신과 오해, 예상치 못한 폭력 등 일련의 비극적인 사건에 휘말리며 에밀리오 신부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사망하기에 이릅니다. 소설은 에밀리오 신부가 비극적인 모습으로 구출된 이후 사건과 에밀리오 신부의 팀이 탐험을 하는 사건이 교차되어 전개됩니다. 유일한 생존자인 에밀리오 신부는 몸과 정신이 무너진 채 유일한 생존자로 지구에 돌아옵니다. 그는 라카트에서 있었던 일로 엄청난 신체적, 심리적 트라우마를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지구의 사람들은 에밀리오가 부적절한 행동으로 혼자 살아남고 나머지 사람들은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비난합니다. 에밀리오는 깊은 상처를 입은 채 라카트에서 겪은 일을 조금씩 풀어내고, 동시에 신에 대한 믿음의 회의를 말합니다.

 

주제

작가는 책 전반에 걸쳐 신앙과 죄책감, 선과 악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에밀리오는 라카트 사건 이전 누구보다 신앙심이 깊고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에밀리오는 라카트 사건 이후 신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는 것을 느낍니다. 그의 개인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일행의 죽음이라는 선교의 비극적인 결과에 깊게 죄책감을 느낍니다. 이는 에밀리오에게 큰 부담이 되어 하나님은 물론 인류와 자신의 신념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스패로>에서는 인간과 외계종 사이의 문화적 오해가 어떻게 큰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말합니다. 에밀리오 일행은 선의의 의도를 가지고 있었지만, 외계 사회의 복잡성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일행의 임무를 둘러싸고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인간이 외계종의 삶에 개입하는 것이 옳은지, 우리 문화와 완전히 다른 문화를 접할 때 우린 어떤 책임을 져야 할지, 왜곡하지 않고 다른 문화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와 같은 것들 말입니다. 또한 라카트 주민들에게 지구의 가치와 잣대를 대는 에밀리오 일행의 시도가 비참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을 보며, 문화 개입이 얼마나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스패로>는 SF소설이면서 복잡한 신학적, 윤리적 문제를 결합한 철학적인 소설입니다. 이 책을 통해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는 어떤 한계가 있는지, 우리에게는 익숙한 행동이 어떠한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지,  믿음과 구원의 본질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총평

이 이야기는 탐험대가 처음 만난 2016년, 탐험을 준비하는 2021년, 라카트에서 돌아온 뒤 2060년을 배경으로 합니다. 출판이 2009년이니 어쨌든 2016년도 작가 입장에서는 미래의 일이었습니다. 결국 탐험대에 일어난 비극이 무엇 때문인가 하면 다른 문화를 이해하지 못했고, 낯선 세계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놀랍도록 단순한 이유 때문에 에밀리오를 제외한 탐험대는 모두 사망하고 에밀리오도 깊은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게 됩니다. 낯선 세계에서는 이유 없이 죽을 수도 있고, 사냥 당해 죽을 수도 있으며, 문화 차이에 의해 죽을 수도 있습니다. 인구수를 맞추기 위해 새로 태어난 아이만 죽이려던 것을 오인하여 저항하지 않았다면 지미와 소피아, 조지는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언어 장벽, 풍토병, 정신적 충격 등 갖가지 이유로 죽을 수도 있고, 살아 돌아왔지만 에밀리오처럼 죽기를 바랄 수도 있습니다.

<스패로>는 종교적 믿음의 위험과 아름다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탐사대는, 특히 에밀리오 신부는 탐사를 준비할 때 마치 신이 안배한 듯 일이 풀리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발견한 행성이 사람이 살 만한 장소이고 아스카마를 만나서 이 모든 것이 신의 뜻이라고 여깁니다. 그러나 결국 탐사의 끝은 모두의 죽음이었고 에밀리오는 신에 배신당했다고 느낍니다. 신을 믿는 것이 반드시 달콤한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고,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결과는 엉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