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소개
정유정 작가는 심리 스릴러 장르에서 독특한 작품을 많이 발표한 작가입니다. 그녀의 작품은 긴장감 넘치는 줄거리와 깊이 있는 캐릭터 분석으로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정유정 작가는 2006년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로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습니다. 이 작품은 어느 날 갑자기 낯선 세상으로 뛰어든 열다섯 살 세 애송이들이 펼치는 여행을 통해 십 대들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책입니다. 차기작 <내 심장을 쏴라>를 통해 제5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내 심장을 쏴라>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자신을 옥죄는 운명에 맞서는 두 젊은이의 고군분투기입니다. 2011년 출간한 베스트셀러 장편소설 <7년의 밤> 또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작품은 한 가족에게 펼쳐진 비극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인간 내면의 어두운 면과 복수, 죄책감 등을 다룹니다. 그 외에도 <28>, <종의 기원>과 같은 작품을 통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영미권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핀란드, 중국, 일본, 브라질 등 해외 20여 개국에 번역 출판되며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정유정 작가는 뛰어난 문장력과 치밀한 이야기 구성, 그리고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그려내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또한 사회적인 이슈나 인간의 복잡한 감정선을 그려내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서 독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줄거리
소설의 배경은 수도권 근처의 가상의 도시 화양시입니다. 인구 29만 명의 작은 도시에서 정체불명의 전염병이 발생합니다. 첫 번째 감염자는 개 번식업을 하던 중년 남성으로, 그는 신종플루에 걸린 개에 물린 후 급격히 증상이 악화되어 눈이 붉게 부풀고, 온몸에서 피를 흘리는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그의 상태를 보고 출동한 119 구조대원들과 이송된 병원의 응급실 의사, 간호사까지 연이어 감염되며 며칠 만에 돌연사를 맞이하게 됩니다. 응급실의 간호사 수진과 소방대원 기준은 점차 사태의 심각함을 인식하게 됩니다.
한편, 알래스카에서 개썰매 레이스인 ‘아이디타로드’에 한국인 최초로 참가했던 재형은 눈보라 속에서 자신이 기르던 개들을 야생 늑대 떼에 잃는 충격적인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 사건으로 한국의 화양시로 돌아온 재형은 산속에서 유기견 구조센터 ‘드림랜드’를 운영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재형의 기르던 개, 쿠키를 동해의 음모로 빼앗깁니다. 설상가상으로 동해의 악의적인 제보를 바탕으로 보도한 기자 윤주의 기사로 인해 재형은 ‘알래스카 개썰매 레이스에서 개들을 몰살시킨 파렴치한’이라는 누명을 쓰게 됩니다. 이로 인해 드림랜드는 폐쇄될 위기에 처합니다.
그동안 전염병은 빠르게 퍼져나가고, 수진이 근무하는 병원에는 환자들이 급증하며 병원 직원들조차 감염되어 죽음을 맞이합니다. 119 구조대원 기준은 자신도 괴질의 보균자가 아닌지 의심하게 되고,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아내와 딸을 화양시 밖으로 대피시키려 합니다. 하지만 화양시에서 발생한 전염병이 서울을 포함한 다른 지역으로 퍼지지 않도록, 국가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을 동원해 도시를 봉쇄합니다. 결국, 화양시는 이성을 잃고 점점 더 무서운 혼란의 지옥으로 변해가는 와중, 이 병이 인수공통 전염병으로 의심된다는 윤주의 기사가 발표됩니다.
느낀 점
만약 소나 돼지가 아닌, 반려동물인 개와 사람 사이에 인수공통전염병이 돈다면 어떻게 될까? 윤주의 기사 이후, 사람들은 가족이라는 개를 버리고 살처분하기도 하고, 개와 함께 죽어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정부는 전염병이 도는 도시를 봉쇄시키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버립니다. 화양시에는 인력과 물자의 충원도 없이 들어오는 것은 물과 전기, 도시가스뿐입니다. 봉쇄선으로 행진하는 사람들에게 정부는 해결을 고민하고 있으니 집으로 돌아가 기다리라고만 말합니다. 어디선가, 언젠가 봤던 것 같은 모습입니다.
주요 등장인물은 다섯 명입니다. 썰매개를 희생시켜 늑대로부터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남자인 재형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진실을 전하는 기자라고 생각했지만 자신의 기사가 끼칠 영향은 생각하지 못했던 윤주가 있습니다.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의심된다는 윤주의 기사에 개를 살처분하고 버리는 것이 당연시 여겨집니다. 그리고 아내가 떠돌이개에 죽임을 당했고, 그 개가 스타와 링고라고 오해해 둘을 쫓는 기준이 있습니다. 동해는 이 책의 악의 축입니다. 쿠키를 학대하던 것을 재형이 발견하고 구출한 것을 계기로 재형에게 앙심을 품고 드림랜드에 대한 악의적인 정보를 윤주에게 제공합니다. 마지막 등장인물은 병원에서 일하는 수진입니다. 이 등장인물을 계기로 이 책이 과하게 잔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수진은 책에서 '선'으로 가득 찬 사람입니다. 그 사람에게 닥친 일들을 보니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안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