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프레드릭 베크만 <오베라는 남자> 줄거리 영화와 차이점 느낀 점

by notion2536 2025. 2. 14.

책 &lt;오베라는 남자&gt; 표지

줄거리

<오베라는 남자>는 프레드릭 베크만의 따뜻하고 인간적인 소설입니다. 주인공은 오베로, 최근 아내를 잃고 외로움과 목적의식 상실에 시달리고 있는 50대 후반의 심술궂은 남자입니다. 오베의 삶은 엄격한 일상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매일 아침 615분 전, 알람도 없이 일어납니다. 항상 같은 시간, 같은 양의 커피를 내려 마십니다. 그리고 마을을 둘러보러 나섭니다. 누군가 마을 시설물을 고장 낸 것은 없는지, 마을은 문제없이 잘 돌아가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40년 동안 한집에서 살고, 같은 일과를 보내고, 30년을 넘게 한 직장에서 일한 오베는 어느 날 '이전 세대'가 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직장에서 쫓겨납니다.

직장에서 쫓겨난 오베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립니다. 여기에는 반년 전 떠난 아내의 빈자리 탓도 있습니다. 아내가 떠났다는 이유로 일상을 팽개치면 세상은 엉망이 될 것이라는 이유로 늘 열심히 일상을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책임질 사람도, 아내도 없습니다. 오베는 세상을 떠나기로 마음먹습니다. 튼튼한 고리와 밧줄도 준비해 둡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순간마다, 옆집에 이사 온 성가신 가족들이 그를 방해합니다. 때로는 벽에 고정한 고리가 떨어지기도 합니다. 아내의 뒤를 따라가는 것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오베는 짜증이 치밀어 오릅니다.

 

영화와 차이점

<오베라는 남자>2022년 톰 행크스 주연의 <오토라는 남자>라는 영화로 개봉했습니다. 핵심 내용과 주제는 비슷하지만 일부 각색된 점이 있습니다.

1. 캐릭터 이름과 배경 : 책에서 주인공 오베는 스웨덴 남자이며, 소설은 스웨덴 배경입니다. 그래서 오베의 행동은 스웨덴의 사회 규범과 공동체 의식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반면 영화에서는 오베의 캐릭터 이름이 오토로 바뀝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미국의 교외 지역으로 바뀝니다.

2. 이야기의 분위기 :  책은 조금 더 무거운 분위기입니다. 기본적으로 유머러스 하지만, 어딘가 어두운 면이 있고 건조하고 비꼬는 듯한 느낌이 납니다. 영화는 책 보다 더 가벼우며 건조하고 비꼬는 톤 보다는 코믹한 느낌이 더 강합니다.

3. 조연 캐릭터 :  책에서 오베는 이웃인 파르바네 가족을 비롯한 마을의 다른 주민들과 더 깊게 감정적으로 연결되고 발전을 이룹니다. 다른 등장인물들과 오베와의 상호작용은 책 내용의 주축을 이룹니다. 파르바네의 운전 연습을 도와주고, 가정폭력을 당하던 옆집 소년을 도와주고, 가족과 화해하게 만들어주고, 요양원에 끌려갈 뻔한 이웃을 구해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여러 등장인물들이 오베의 삶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고, 오베도 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영화에서도 책과 마찬가지로 파르바네를 포함한 책의 주요 인물들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다만 영화에서는 부동산 회사와의 갈등 같은 새로운 에피소드가 추가되며, 부동산 회사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집중 조명됩니다.

4. 결말 :  책에서 오베는 고지식하며 아내를 잃고 시니컬하며 고독한 성격입니다. 그래서 오베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반대로 영화는 책 보다 이야기의 전개속도가 더 압축적입니다. 일부 이야기는 그냥 스쳐 지나가며 보여주며, 오베가 변화는 과정보다는 변했다는 결과를 중점적으로 보여줍니다. 책과 영화의 결말은 비슷합니다. 주인공은 이웃들로부터 정을 느끼고 이전의 시니컬하고 고독했던 오베가 아닌 사람들과 어울리는 오베로 변합니다. 그렇게 삶을 살아가다가 이웃들에 둘러싸여 생을 마감하고, 이웃들은 오베 재단을 만들어 오베를 기립니다.

 

느낀 점

초반에는 오베라는 남자가 너무 괴팍하고 흔히 말하는 꼰대 같은 노인네 같아 짜증이 치밀어 오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읽으면 읽을수록 오베 캐릭터를 감정적으로 깊게 이해하게 됩니다. 오베에게 죽은 아내인 소냐는 그냥 아내가 아니었습니다. 흑백으로 이루어진 오베의 세상에서, 소냐는 유일한 색깔이었습니다. 소냐는 오베가 가진 색깔의 전부였습니다. 그런 아내를 잃고 난 이후, 오베는 하루에 두 번, 라디에이터에 손을 올려 온도를 점검합니다. 소냐가 자신 몰래 온도를 올렸을까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오베는 소냐가 죽은 것을 알면서도 소냐의 부재를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소냐를 잃었음에도 책임감에 직장에 나가 일을 하던 오베는,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난 뒤 삶의 의미를 잃어버립니다. 그래서 소냐를 뒤따라가려던 오베에게, 파르바네와 패트릭 가족이 나타납니다. 오베가 죽으려고 시도할 때마다 갖가지 새로운 일이 생겨납니다. 파르바네가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차 문을 두드리거나, 길고양이를 떠맡게 되거나, 우체부 소년이 밤중에 찾아오는 일 같은 것입니다.

오베는 외로웠던 것 같습니다. 소냐가 떠나고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세상에서 외로웠을 것입니다. 오베는 결국 죽기를 포기하고 이웃들과 교류하며 세상을 살아나갑니다. 소냐를 잃고 난 뒤 오베에게는 살아갈 이유나 목적이 없었습니다. 그에 오베의 시간은 멈췄습니다. 이것은 소냐가 곁을 떠났을 때, 오베 역시 죽은 것과 다름없다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오베는 슬픔에 그저 살아가는 것을 멈췄습니다. 그러나 파르바네 가족을 계기로 파르바네와 패트릭을 비롯한 이웃들과 교류하며 멈췄던 오베의 시간은 흘러갔고, 오베는 살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끝내는 고질적인 문제였던 심장 때문에 오베는 죽습니다. 그러나 온갖 죽을 방법을 고민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이번에 오베는 가뿐하게 기쁜 마음으로 소냐를 만나러 갔을 것 같습니다.